'Lazenka, Save Us.'라는 노래가 있다. 1997년 '영혼기병 라젠카'라는 국산 애니메이션의 주제가이며, 당시 신해철이 보컬로 활동하던 그룹 넥스트가 불러서 화제가 되었던 노래이다. 이 노래는 발표된 지 14년 후인 2011년에 프로야구에서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現 한신 타이거즈)의 등장 주제곡으로 쓰이게 된다. 프로야구에서 Save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가 오승환이었다면, 서울 유나이티드 FC(이하 서울)에서 Save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는 현재 주전 골키퍼를 맡는 이강호 선수이다.

지난 8월 30일 중랑 코러스 무스탕(이하 중랑)과의 원정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의 근거리 슈팅을 수차례 막아내며 팀에 소중한 승점 1점을 가져다준 이강호 골키퍼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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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와 달리 오후 1시라는 더운 시간대에 열린 경기여서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


권오탁 명예기자(이하 권): 안녕하세요, 이강호 선수! 불과 사흘 만에 다시 인터뷰하게 되었는데요(본 기자는 지난 8월 26일 남양주에서 열린 팀 훈련 때, 이강호 골키퍼를 대상으로 선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래서 가능하면 다른 선수를 인터뷰하려 했으나, 오늘 이강호 선수가 경기 MVP급 활약을 보여주셔서 또다시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셨습니다.

이강호 골키퍼 (이하 이): 네 안녕하세요. 서울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이강호입니다.

권: 오늘 경기에서 근거리 슈팅을 수차례나 선방하였다. 몸 상태가 좋아보였는데 지난 화요일에 남양주에서 열린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축구단(現 내셔널리그 1위 팀, 이하 한수원)과의 경기에선 0:5로 패배한 모습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오늘 몸 상태는 그때와 비교하면 어땠는지?

이: 음, 그때 한수원과의 경기가 화요일이었어요. 제가 주말에 운동을 쉬고 나온 후여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경기는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그런 경기였고, 그 경기 이후 몸을 잘 만들어 준비해서 그런지 오늘 경기에서는 몸 상태가 좋았습니다.

권: 지난 23일 고양 시민 축구단과의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서울의 1:0 승) 팀의 연패탈출에서 1등 공신이 되셨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상대적으로 근래 강팀인 중랑(現 K3 챌린저스리그 통합 4위)을 상대로 1실점으로 무난한 경기력을 보여주셨습니다.
전반기 막판부터 후반기 초반까지 선수단의 구성원들이 대거 바뀌면서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는 바람에 대량 실점이 많이 나왔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가면 갈수록 점점 수비진용 조율 및 수비진과의 호흡이 잘 맞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 전이나 경기 중에 수비수들과 어떤 얘기를 나누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오늘 출전한 수비수 중 2명이 아마 저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경기였을 거에요. 호흡적인 면에서는 경기 중에 계속해서 수비수들과 대화하면서 차차 맞춰나갔고, 제가 수비수들 뒤에서 말을 많이 해주면서 선수들의 위치나 마킹 같은 것들을 지시하면서 경기를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더니) 네, 오늘 경기는 진짜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네요.

권: 제가 오늘 경기에서 해설을 맡았던 터라 평소보다 경기를 더 집중해서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전반전에는 홈팀인 중랑을 거세게 몰아붙이면서 선제골까지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상대에게 다소 제압당하는 느낌이 강했고, 동점 골까지 허용하였습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인데, 현재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 중랑을 상대로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게 된 것은 제가 어느 정도 예상한 범위에 속해있었어요. 아무래도 중랑이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운동량도 많고 후반전에 강하게 나올 것도 예상했기 때문에 수비적으로 잘 막아내서 나름 만족하는 분위기에요. 선수단 분위기가 나쁘진 않습니다.

권: 오전 1시라는 평소보다 이르고, 또 가장 더운 시간대에 원정 경기에서 고생하셨습니다. 하나 여담으로 말씀드리면 이번 중랑전 이전에 나온 프리뷰 기사를 제가 썼는데, 그 기사에 중랑전 예상 MVP에 제가 이강호 선수를 지목했는데 그게 그대로 들어맞았어요. 다음 경기에서도 이렇게 경기 MVP급 활약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이: 감사합니다. 남은 시즌 동안 계속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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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호 골키퍼는 2014년 8월 31일 기준으로 리그에서 13경기 28실점을 기록 중이다. 표면상으로는 좋은 기록이라고 할 수 없지만, 경기장에서 이강호 골키퍼의 경기를 직접 본 사람이면 다 안다. 이강호 골키퍼가 얼마나 좋은 골키퍼인지. >

중랑과의 경기에서 팀에게 소중한 승점 1점을 가져다준 이강호 골키퍼. 그는 다가오는 9월 10일부로 공익요원 소집해제가 이루어질 '말년'이다. 일반적으로 '말년'들은 군기도 빠져있고, 걸음걸이도 설렁설렁, 눈빛은 풀려있기 마련인데. 경기장에서의 이강호 골키퍼는 필드 위의 그 누구보다도 눈빛이 또렷하고,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축구인생을 군 생활에 비유하자면 '말년'이 아니라 이제 막 훈련소 5주 기초과정을 마친 '이등병'이라고 할 수 있다. 잔여 시즌 아니 남은 축구인생 동안 늘 푸른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골키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 및 글 - 권오탁(서울 유나이티드 명예기자)
사진 - 사공훈, 이오영(이상 서울 유나이티드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