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미포 오윤석 "매경기 감사한 마음으로"


K리그 좌절 후 챌린저스리그 거쳐 내셔널리그서 맹활약

 827_1107_4614.jpg 

▲ 김창겸 울산미포 감독은 "체구가 작아 눈에 띄진 않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 라고 오윤석을 칭찬했다. / 사진제공: 한국실업축구연맹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지난 23일 ‘삼성생명 2014 내셔널리그’ 8라운드 대전코레일-울산현대미포조선 경기에서 울산 오윤석(24ㆍMF)이 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끈나 오윤석의 데뷔골은 의미가 흐릿해졌지만 그는 승패를 떠나 골을 넣고 자신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지금 상황에 감사해 했다.


불과 1년 전만해도 오윤석은 축구를 그만둘까 생각했다. 2009년 아주대 축구부에 입학한 오윤석은 나름대로 성적을 낸 선수였다. 2010년 춘계대학연맹전 저학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3학년 때는 대학선수권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중앙 미드필더와 윙백을 오가며 묵묵히 제 몫을 다한 오윤석은 대학 시절만 해도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다.


프로 무대를 앞두고 상황이 뒤바뀌었다. K리그 드래프트를 신청했지만 받아주는 팀은 없었다. 아주대에서 함께 뛰었던 전현철(전남 드래곤즈) 문상윤(인천 유나이티드) 등 동기들이 일찌감치 K리그에 진출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그렇게 되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포지션상 눈에 띄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는 오윤석을 눈여겨본 감독은 없었다.


내셔널리그로 눈을 돌렸지만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여섯 팀에서 입단 테스트를 봤지만 불러주는 팀은 없었다. 축구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이대로 군대나 가버릴까’ 별별 생각을 다했다. 그렇게 몇 개월이 흘렀다. 마지막으로 아주대 시절 은사였던 조덕제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 감독은 김창겸 감독이 이끄는 챌린저스리그 서울 유나이티드 입단을 권유했다.


별로 내키지 않았다.  한때 대학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는 자존심도 챌린저스리그 행을 주저하게 했다. 하지만 경기에 서서히 나서면서  생각은 점차 바뀌었다. 오윤석은 “처음 서울에 입단했을 땐 경솔했다. 나중엔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2013년 후반기 서울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오윤석은 꾸준히 출전하며 팀에 보탬이 됐다.


올시즌 김창겸 감독이 울산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오윤석도 함께 짐을 꾸렸다. 다시 새로운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조급한 마음은 버렸다. 잠시 축구를 그만뒀던 시기가 오히려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올시즌 목표는 “부상 없이 경기에 나서는 것”으로 잡았다. 오윤석은 “매 경기 감사함을 느끼고 챌린저스리그부터 내셔널리그를 거쳐 한 단계씩 올라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