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들러리가 되기 싫습니다. 진정한 서울팀의 진정한 서포터로서 주인이 되고 싶습니다.



Q) 서울 유나이티드 축구팀 창단을 위해 활동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A) 아마 2001년 5월이었을 겁니다. 수원 월드컵경기장 오픈기념으로 경기를 할 때 처음으로 축구 경기장이라는 곳을 가봤어요. 어느 나라와 경기를 했는지 결과가 어땠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때의 그 감동은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TV에서 볼 때는 90분이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었는데 축구가 이렇게 박진감 넘치고 재미난 운동인줄은 몰랐거든요.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 후에 바로 서울팀의 축구경기를 보려고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없었습니다. “서울에는 축구팀이 없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 팀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 의아했죠. 처음엔 못 믿었습니다. 상상도 못했조. 당연히 서울팀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팀이 없다면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활동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때만 해도 팀 창단이 이렇게 힘들고 긴 여정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2001년 11월에 발간된 서울시민주주뉴스>


Q) 서울에 시민이 주주가 되는 축구팀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첫째, 서울시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소속감이 필요합니다.
월드컵 때 모두가 하나 되어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면서 대한민국이 하나가 된 것처럼 서울팀을 목이 터져라 응원하면서 서울시민들과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물론, 현재 서울에도 팀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연고이전 해 온 기업팀죠. 언제, 어디로 또 연고이전 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업축구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금의 노력과 고민도 없이 너무나 쉽고 단순하게 연고이전을 결정하죠.그러면 그동안 내팀인줄 알고 응원했던 시민들은 하루아침에 자기팀을 빼앗기는 겁니다. 응원한 시민들을 단순한 들러리로밖에 생각을 안한거죠. 말도 안돼는 일입니다. 축구팀 연고이전 하는게 개인이 집을 사서 다른 집으로 이사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겁니까?! 이렇게 어처구니 없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기업에서는 여러 가지 말도 안돼는 이유를 대면서 (이유라도 대면 그나마 다행이지요. 심지어 어떤 기업팀은 아무런 해명도 없었습니다.) 연고이전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기업축구를 더 이상 반대합니다. 서울시민은 서울팀을 응원하고 싶은 것이지 특정기업을 응원하려고 모이는 것이 아니니까요.

둘째, 서울시에 발전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서울팀을 만들자는건 단순히 축구를 좋아하는 소수를 위해서 만들자는게 아닙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문화와 경제면에 있어서 월드컵 응원이 가져다 주는 상승효과가 얼마나 큰지 이미 증명된 사실이죠. 그 상승효과를 4년에 한번 열리는 월드컵만 바라보고 기다릴 건가요?! 아니면 매년 열리는 국내축구로 계속 이어지게 할 건가요?! 월드컵이 끝났다고 축구응원도 끝나는게 아닙니다. 월드컵이 끝나도 각자의 연고지로 돌아가서 자기팀을 응원하는 거죠. 월드컵과 같은 응원열기가 국내축구에서 계속 이어진다면 월드컵 못지않은 상승효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그 시발점이 우리 “서울 유나이티드”가 되서 우리나라의 축구역사를 새로 썼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리고 많은 사람들, 특히 여자들이 남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겼던 축구를 월드컵으로 인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이건 굉장히 큰 변화입니다. 축구장을 찾는 사람들은 남자들뿐이라고 생각했었던 고정관념을 깬거죠.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월드컵과 같은 축제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라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족들과 다 함께 축구장을 찾을 겁니다. 축구는 이미 스포츠를 넘어서 문화로 자리매김 한거죠. 이 점을 생각한다면 서울에 팀이 창단 될 경우 문화적, 경제적 효과는 상당히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서울시민이 간절히 원하고 바랍니다.
서울시민이 주주인 축구팀을 원한다는 서명운동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서명운동에 참가한 시민들 중 91.4%는 ‘서울팀이 창단되어야 한다.’ 55.2%는 ‘시민주주에 참가하겠다.’고 응답했고 서울시민의 대다수가 서울팀 창단을 원했습니다. 그게 벌써 5년 전인데 팀 창단이 되고도 남았을 시간이죠. 내 지역팀이 생기기를 바라는 시민들이 5년전 보다 늘었으면 늘었지 절대 줄지는 안았을 겁니다. 그리고 유럽 선진축구를 안방에서 접하면서 사람들이 예전보다 축구에 대한 기대치와 눈높이가 높아졌습니다. 단순히 선수들의 실력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도 기업팀이 아닌 시민이 주주가 되는 진짜 내팀이 생기길 원하는거죠. 5년전에도 그렇게 원했는데 지금은 말 할 것도 없겠죠. 서울의 주인인 서울시민이 이토록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데 팀창단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Q) 마지막으로 '서울 유나이티드'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팀이 창단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고 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창단전보다 더 힘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큰 열정을 가지고 지혜롭게 해쳐나가리라 믿습니다. 혹시 팀이 창단되지 못하더라도(이번에는 반드시 창단되리라 믿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서울팀 창단을 위해서 지금까지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001년 여름 설문조사를 하면서 입었던 유니폼>